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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문학동네, 2015.
이 책에 나오는 한 문장을 우연히 읽었다.
그리고 읽기로 결심했다.
이 문장은 아는 사람은 아는 유명한 문장일거다.
여기에서는 148p에 나온다.
남자와 여자, 아주머니의 각각의 입장이 있어서
이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줬다.
82-83pp
"내가 있어서 조금이라도 삶이 나아진 사람이 있을까. 난 그냥 일벌 한마리인 거야. 여왕벌을 위해 나무를 돌아다니며 열심히 꿀을 따지. 나 같은 게 천마리, 만 머리, 십만 마리가 더 있어. 다른 일벌한테, 아니면 여왕벌한테, 내가 무슨 의미일까. 아니, 내가 하는 일이 일벌이 따오는 꿀 한두 방울의 가치라도 있는 걸까?
그래, 내가 자존감이 부족한 거지. 나도 알아. 남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아. 그런데 나는 그러질 못 해. 자존감이 부족하니까."
87p
"그런데 어떤 관계의 의미가 그 끝에 달려 있는 거라면, 안 좋게 끝날 관계는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하는 걸까? 그 끝에 이르기까지 아무리 과정이 아름답고 행복하다 하더라도?"
148p
"지금까지 내가 해온 모든 거짓말들은 다 잊더라도, 이 말만은 기억해줬으면 해. 널 만나서 정말 기뻤어. 너와의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들이었어. 난 그걸 절대로 후회하지않아. 고마워 진심으로.
그러고 나서 남자는 화면을 보며 잠시 머뭇거렸다. 여자에게 하는 말이 너무 짧아 무언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더 보탤 단어들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 말들은 거짓이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너무 잔인한 진실도 안 되었다.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거야, 같은 말들."
내가 읽은 문장은 여기 적은 148p의 첫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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