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91130] 아무튼, 예능

이아무 2019. 11. 30. 19:31

복길, 『아무튼, 예능』, 코난북스, 2019.

 

닉네임 '복길'님의 글을 종종 본 적이 있다.

TV 프로그램 비평을 맛깔나게 하는 사람으로 기억한다.

그 분의 책이 나왔다고 해서 찾아서 읽어보았다.

 

매 소제목이 한두명의 여성 예능인과 관련된 마지막 장이 기억에 남는다.

 

27p

"이제 크게 바라는 건 없다. 진짜 성취감을 느껴보고 싶다. 거창한 말들에 속지 않고 매일 무언가가 쌓이고 걸러지는 '그저 그런 하루'가 필요하다."

 

32p

"텔레비전을 보는 것도, 만드는 것도 모두 서울에 가야만 이루어 지는 꿈이었고 왠지 지방으로 '밀려난다'는 마이너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게 중요했다. 내가 걸었던 거리가 오늘 저녁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 나오고, TV 속 사람들이 간 곳을 내일 아침 눈 뜨면 걸어볼 수 있어야 했다. 텔레비전 속 세상과의 내 세상 사이의 유대가 좀 더 가까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재미있어보이는 일들은 서울에서만 일어나고 있었다."

 

155p

"경상도 출신 래퍼들이 저질스러운 가사를 일부러 진한 사투리로 내뱉을 때마다 엑스트라 구토 봉투를 찾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경상도 출신 여자가 아니었다면 가능할까?"

 

182p

"제대로 수평을 잡으렴녀 기울어진 쪽으로 더 무거운 추를 달아야 한다. 여성의 목소리가 방송의 여러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많다. 그것이 당연해지는 세상이 될 때까지 남성들의 목소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감시를 당해야 한다. 그럼에도 변화가 없다면 압력 또한 높여가야 한다."

 

해당 지역 출신이 아닌 외부 사람 또는 해당 지역에서 살다가 외부로 나간 사람에게는 잘 보이는 특징들이 있다.

평소에 어딘가 간지러운데 어딘지 몰랐다. 복길님은 내가 가려워하던 부분을 찾아서 긁어주었다.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