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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이한 저, 허유영 역, 『팡쓰치의 첫사랑 낙원』, 비채, 2018.
첫사랑도 낙원도 아니다.
읽기 힘들었다는 평을 들은 채로 책을 펼쳤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문장은 잘 읽힌다. 내용이 힘들어서 중간중간 멈춰야할 때가 있었다.
어쩜 사람이 그렇게도 추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은 왜 실화를 바탕으로 한걸까. 이런 세상이 있단걸 믿고싶지 않았다.
마지막 부분에서 주민들의 만찬 자리를 묘사한 부분에서 기괴함을 느꼈다.
다 읽고나서는 드라마 <스카이캐슬>도 생각났다. 뒤틀린 입시 문화가 깊이 관련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344-345pp (옮긴이의 말)
"성교육에 소홀한 사회가 여자에게는 성적 순결을 강요한다. 여자가 순결을 잃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 되고, 남녀 관계에서 여자가 피해를 입어도 모든 책임과 비난은 여자에게 돌아간다. A가 어떤 여학생이 선생님과 사귄다고 말했을 때도 그녀의 엄마는 천박한 아이라고 나무란다. 이런 교육에 길들여진 여자들이 성폭행을 당했을 때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자기 보호가 아니라 죄책감이다. 심지어 그들은 상대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에 자책한다.
(중략) B가 성폭행에 침묵할 수 밖에 없었던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바로 대학 입시이다. 그녀는 인기 강사인 G에게 특별 별과외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속적인 성폭행에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명문대 합격이 유일한 목적이 된 교육 시스템 속에서 학생은 우리 안에 갇힌 채 높은 점수만을 강요당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은 거짓 영웅을 만들어내고 그에게 과도한 권력을 부여한다. 그가 그 권력을 어떤 식으로 휘두르든 학생은 복종하고 사회는 묵인한다."
346-347pp (옮긴이의 말에서 저자의 인터뷰 인용)
"책의 앞머리에 '실화를 바탕으로 쓰다'라고 쓴 것은 독자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길 바라기 때문이었습니다. 책을 읽다가 불편하거나 고통스러운 단락이 나왔을 때 그런 고통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독자들이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책장을 덮고 책을 내려놓으며 '아, 실제가 아니라 소설이라 다행이야'라고 말하지 않길 바랍니다. 물리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이 책을 내려놓지 말길 바랍니다. 작가인 나처럼 여러분도 쓰치를 동정하고 그녀에게 공감해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그녀 편에 서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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