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형도, 『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김영사, 2000. 체헐리즘 기사는 종종 읽고 있었다. 우연히 그동안의 기사를 엮은 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읽어보았다. 많은 기사들 중 다음의 체헐리즘을 담고 있다. 브래지어, 육아, 노인, 초등학생, 취준생, 베이비부머세대 유기견, 폐지주워생계를 유지하는 분들, 환경미화원, 시각장애인, 소방관, 무연고사망자, 집배원 거절당하기, 아무것도 안해보기, 착하게 살지않기, 반려견과 하루동안 놀아주기, 스마트폰 쓰지않기, 회사 땡땡이 치기, 지인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보라는 말은 많이하지만 당사자가 되어보지않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나와 멀다고 생각한 일들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홍성수, 『말이 칼이 될 때』, 어크로스, 2018. 천부인권과 표현의 자유 사이의 모호한 영역이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차별이 명확한 영역에서도 차별을 대놓고 하는 것 같지만, 모호한 영역 안에서 더 많은 일어나고 있다. 가시화되지않아서 모를 뿐이다. 어쩌면 모호하다고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관심을 갖지않으면 모를 영역이기도 하다. 그 모호한 영역을 알고 싶었다. 혐오표현과 표현의 자유의 관계(183p)와 '가만히 있지않겠습니다'가 의미하는 바(220p)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 책에서 어느정도 답을 얻을 수 있었다. 77p 실제로 혐오표현이 누군가를 지칭했건 아니건, 그 해악은 소수자 집단 전체에게 미친다. 혐오표현의 해악이 이렇게 '전염성' 또는 '집단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혐오표현은 일종..
린이한 저, 허유영 역, 『팡쓰치의 첫사랑 낙원』, 비채, 2018. 첫사랑도 낙원도 아니다. 읽기 힘들었다는 평을 들은 채로 책을 펼쳤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문장은 잘 읽힌다. 내용이 힘들어서 중간중간 멈춰야할 때가 있었다. 어쩜 사람이 그렇게도 추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은 왜 실화를 바탕으로 한걸까. 이런 세상이 있단걸 믿고싶지 않았다. 마지막 부분에서 주민들의 만찬 자리를 묘사한 부분에서 기괴함을 느꼈다. 다 읽고나서는 드라마 도 생각났다. 뒤틀린 입시 문화가 깊이 관련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344-345pp (옮긴이의 말) "성교육에 소홀한 사회가 여자에게는 성적 순결을 강요한다. 여자가 순결을 잃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 되고, 남녀 관계에서 여자가 피해를 ..
정세랑, 『보건교사 안은영』, 민음사, 2015. 사람들은(또는 나는) 종종 커다란 흐름과 거슬리는 작은 부분 중 자신이 민감하게 느끼는, 그러나 더 작은 부분에 더 크게 반응한다 커다란 흐름은 '와 재밌다!!!!!!'로 요약하고 내가 민감하게 느낀 부분에 대해서 먼저 얘기한다 내가 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의 클립 영상을 본 적이 없었더라면 홍인표를 정!말! 미워했을 것이다 다 잘 해나가다가 마지막 장에서 사람을 함부로 재단했어 꽃무늬가 어때서?????? 적응해서 살아왔으면서 왜 그렇게 싫어했던건데! (약스포일러주의) 결국 꽃무늬 없는 그사람은... 그런 사람이었잖아! 꽃무늬는 좋은거라구....(개인적 의견입니다) 영상보다 책을 먼저 보면 좋다고 했다 영상에는 삭제된 맥락이 책에 있어 더 재미있게 볼..
김규진,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위즈덤하우스, 2020. 김규진님은 글을 재밌게 쓴다. 작년 말, SNS와 뉴스를 달군 동성결혼식의 주인공이다. 일상부터 만남, 결혼식, 그 이후까지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글은 자칫 개인 일기장처럼 다른 사람의 흥미를 끌지못하는 함정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 책은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없다. 가볍게 읽히지만 현행 제도의 아쉬운 점을 생각해볼 수 있고 어떻게 더 개선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오며가며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강화길, 최은영, 김봉곤, 이현석, 김초엽, 장류진, 장희원,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문학동네, 2020. 책을 읽으려고 하려던 참에 친구가 이 책을 읽고 쓴 글을 보았다. 스포일러가 없는 글이었다. 친구가 여러가지 이유로 여러 작품이 좋았던 이유를 썼는데 읽으면서 그 친구가 얘기한 그 느낌을 떠올리며 기대하면서 읽었다. 맞지않았던 작품이 하나 있었다고 했는데, 어쩌면 나랑 비슷할 수도 있겠다. 나쁜 건 아닌데 다른 작품들에 비해 잘 안 맞는 작품이 있었다. 여러 사람이 고민하고 평가해서 나온 결과일텐데, 그러니까 아마도 내 취향의 영역일 것이다. 이 작가들의 작품을 계속, 꾸준히 보고싶다. 어떤 작품은 정말 시원시원했다. 선명한 파스텔그린, 파스텔핑크색 물감의 느낌이었다(말로 ..
윤성희, 백수린, 강화길, 손보미, 최은미, 손원평, 『나의 할머니에게』, 다산책방, 2020. 윤성희-「어제 꾼 꿈」 백수린-「흑설탕 캔디」 강화길-「선베드」 손보미-「위대한 유산」 최은미-「11월행」 손원평-「아리아드네 정원」 '할머니'. 나는 노인이 될 수 있을까. 상상할 수가 없다. 지금까지의 나에게 노인이란 내가 아닌 사람이었다. 주로 접하는 '나이든 사람'은 가정을 이루고 자식이 있는, 누군가의 할머니나 할아버지다. 많이들 독거노인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자주 교류하는 사람이 아니다보니 익숙하지않다. 그래서 '할머니'라하면 누군가의 할머니를 떠올리게 된다. 가족의 구성원이며 자연 풍경을 좋아하고 TV드라마를 챙겨보는 이름 없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된다. 세상에는 다양한 '할머니'가 있고 각각..
황정은, 『디디의 우산』, 창비, 2019. 제목은 디디의 우산이었지만 「디디의 우산」은 없다. 디디의 우산 그 다음 이야기 「d」(웃는 남자)와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가 있다. 「d」(웃는 남자)에서 dd의 우산이 등장하지만. 취향이 크게 다르지않은 사람이 추천하길래 읽었다. 중반까지는 좋지만 나랑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읽을수록 추천한 사람이 추천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좋았다. 일상에서 내가 느끼는 바를 주인공들이 느끼고 있어서 반갑고 슬펐다. 몰랐던, 믿기지않은 역사를 알게 되었고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우리가 생생하게 기억하는 4월, 그 이후의 세상을 다룬 이야기는 세상에 많다. 나는 그 일이 너무나 아팠고 마주하기가 힘들었다. 6년이 넘는 시간동안 조금은, 마음을 추스릴 줄 알게 되었..
최은영, 『내게 무해한 사람』, 문학동네, 2018. 최근 좋은 작가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책 취향이 비슷한 친구들이 있어서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추천받았다. 흥미를 끌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종종 내가 애써 외면했던 면들을 보여준다. 늘 새롭게 괴롭다. 는 다른 책에서 읽었다. 『한정희와 나』(2018)에서 읽었다. 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이었다. 좋았던 구절들과는 별개로 가장 울림이 컸던 것은 이었다. 모래가 등장했을 때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모래와 같은 첫인상을 가진 사람이다. 주인공에게 모래가 소중하듯 내게도 소중한 인연이었다.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 속에서 누군가를 반복하여 부르는 행위를 의식해본 적이 없다. 한 번 신경쓰이니까 자꾸 눈에 띈다. 에서 모래가 공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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