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송(저), 『하지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 윤의진(그림), 프런티어, 2018. 24-25pp “연애하거나 결혼하지 않는 여자를 멸시하고 가치 없게 여기는 관습은 너무나 굳건하고 뿌리 깊다. 그렇기에 연애의 파업을 선언하는 것도 정치적 액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것이 숲의 세계처럼(영화 ), 연애하는 이에 대한 배제나 응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어차피 가부장제 하에서는 ‘너무’ 연애하는 여자나, 연애하지 않는 여자가 결만 다를 뿐 같은 보복과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25p “중요한 것은 연애해도, 연애하지 않아도, 여성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그리고 시민 사회의 일원으로 상식적이고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일이다. 나는 유실물이 아니다. 한 남자와 독점적인 친밀성을 기반으..
이소영, 『식물 산책』, 글항아리, 2018. 우리나라에도 이제서야 식물세밀화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어 가시화되고 있다.단순히 예쁜 그림이 아니라 식물의 생태까지 담는 것이 식물세밀화다.'식물 세밀화'라는 용어보다는 '식물학 그림'이라는 용어가 더욱 적절하다고 한다. 최근 사진 기술이 발달하여 많은 것을 사진으로 기록하지만식물학 그림은 그 이상의 것을 담고자 한다.같은 종, 같은 장소에 있는 개체들 간에도 차이가 있고 그 대표적인 성질을 표현해내는 것이식물세밀화가의 역할 중 하나다.또한 이들은 전문가이고 식물의 어떤 부분으로 식물을 분류하는 지 알고 있고그러한 부분의 특징과 그 배경까지 녹여서 기록한다. 식물학 그림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지만식물원과 동물원의 순기능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었다...
이나라, 티에리 베제쿠르. 『풍경의 감각: 파리·서울 두 도시 이야기』. 류은소라 옮김, 미래의창, 2017. 10p“독서는 늘 여러 겹의 활동이다. 관광안내책자는 열거하고 위계를 정하는 데 능하다. 소설은 선택하고 분기하게 한다. 역사책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이야기하고 사건을 재창조한다. 에세이는 돌벽 뒤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육체에 스민 박자를 느끼게 한다. 예술서적은 인간 뒤편의 작품들을 우리 눈앞으로 끄집어낸다. 저마다 다른 책들은 저마다 다른 도시에 대한 상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나는 여행 욕심이 적은 편이지만 독서는 좋아해서 더더욱 여행에 대한 욕심이 적어진 것 같다. 116p“독일 사회학자 게오르그 짐멜은, “모든 ‘높음’은 ‘낮음’이 존재하기에 가능하고, 모든 ‘낮음’은 ‘높음’과의 ..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흔, 2018. 기차 안에서 다 읽었다.도서관에서 10명의 대기자를 기다려서 대출했다.10명이나 예약한것치고 빠르게 빌렸다고 생각했는데술술 잘 읽혀서 그런가보다. 누군가는 읽다가 어두워서 힘들었다는데, 나는 못 견딜 정도로 어둠을 느끼지는 않았다.어둡고 차가움에서 오는 불편함보다는 '그럴 수 있지'라는 위로에서 느낀 따스함이 더욱 두드러졌기 때문일테다. 편의상 '나'=나, '선'=선생님 의 대화라는 의미이다. 28p선: 자신의 상태를 본인의 주관적인 느낌으로 굉장히 예민하고 우울하게 느끼고 있어요. 미치지 않았는데 스스로 미쳤다고 생각하는 거 죠.나: 맞아요. 하지만 제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면 더 괴로워져요. '나는 왜 이렇게 유난일까?' 이렇게요.선: 기분부..
성소수자부모모임, 『커밍아웃 스토리』, 한티재, 2018. 26p“한쪽에 많은 수의 이성애자가 있고 다른 한쪽에 적은 수의 동성애자가 있어. 그리고 그 사이에 또 다른 다양한 적은 수의 사람들이 존재해. 언니 아들은 적은 수의 동성애자일 뿐인 거야. 아무 문제 없어.” 33p어느 날 신부님의 강론이 떠오른다. 어느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을 만났다. 눈길에 자기 발자국과 하느님 발자국이 나란히 걸어가다 인생에서 가장 불행하고 고통스러웠을 때 하나밖에 없는 발자국을 보고 “왜 나를 혼자 두고 어디로 도망치셨습니까!” 불평하자 하느님이 말씀하셨다. “그 발자국은 너무 지쳐 있는 너를 업고 간 내 발자국이란다.” 아! 그렇구나. 난 혼자가 아니었구나! 내 인생의 순례 길에서 늘 동행해 주신 하느님이 계시..
안드레 애치먼, 정지현 옮김, 『그해, 여름 손님』, 잔, 2017. 영화가 나왔을 때 영화를 보려고 했다.시간이 나지않아 결국 못 봤지만 책부터 읽길 잘 했던 것 같다.영화가 계속 언급되길래 궁금하기도 했다.원작 제목은 'Call me by your name'인데 책을 읽으면서 그 의미를 알았을때 짜릿했다.책을 빌려서 봤는데 책을 살까도 생각 중이다.영화를 보고 다시 책을 읽어보려고 한다.마지막 단락이 인상 깊어서 이 책을 더 빛나게 해주었다. 나까지 저릿해지는 문장이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낙하하는 저녁*(개정판), 소담출판사, 2017. 옛날에는 여러 사람을 매료시키는 사람의 존재는 환상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겠다고 막연히 생각한다. 또한 사랑했다가 상처받고 돌아섰을 때, 용서와는 다른 의미로의 호의의 가능성도 믿게 되었다. 어쩌면 호의를 가장한 다른 감정일지도 모르지만.가끔 꿈을 꾼 얘기가 나오는데 그 꿈들의 이야기가 참 좋았다. 현실에는 불가능한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그 분위기가 마음에 울리는 꿈들. 흰쌀밥을 천천히 씹으면 스며나오는 단맛 같은 꿈의 묘사가 좋았다. 18p나와 료코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아마도 만사에 임하는 자세. 료코는 무슨일이든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자기 스스로 나서니까 돌아갈 장소가 있다. 무언가를 잃..
김익명 외 7명, 『근본없는 페미니즘-메갈리아부터 워마드까지』, 이프북스, 2018. 나와는 생각이 달라 차단을 해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쓴 책이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103p"가해자들은 말했다. 한국남자들이 다 그렇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데, 내가 일반화시켜 말했기 때문에 한국남자의 명예가 실추되었다고 말이다. 내가 그들의 댓글 위 아래로 달린 욕설과 성폭력적인 폭언들을 보여주며, 이래도 대부분이 문제가 없다고 할 수있냐고 물었을 때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대다수의 문제가 아닌 일부의 문제라고 말하는 그들에게, 그런 말을 하고 있는 당신이 바로 그 일부라고 이야기 했을 때도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모두의 문제가 아니라면 최..
오찬호,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개마고원, 2013. 부제는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이다. 차별에 적극 가담하는 이십대들의 모습을 관찰하고그 기저에 있는 생각과 그 생각이 어디서 왔는지 분석한 후,이러한 시류를 바꾸기 위해서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지 제시한다.출판된지 4년 이상 지났지만 여전히 유효한 내용이다. 84p "이십대가 자기계발을 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인정하지 않던 바로 ‘그 사람들’이 되기 싫어서다. 이것이 자신을 자기통제적인 자기계발로 몰아붙이게 하고, 덩달아 ‘시간관리’에 대한 신념은 더욱 강화되며, 이 신념은 타인을 평가하는 고정관념이 되어버린다." 91p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 공감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은, 어쨌든 모든 건 자기 할 탓이라는 자기계발 논리에 길들여진 결..
김종현, 『산하엽』, (주)에스.엠.엔터테인먼트, 2015. 지난 책을 다 읽은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구나.시간 감각이 없었다. 힘들어했던 7일이었다. 글이 눈에 들어오지않았던 날들이었다.포장도 뜯지않았던 책을 뜯었다.당시 힘든 상태였지만 이 책은 간단한 문장으로 구성되어있어서 읽는 것이 가능했다. 이 책은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상상력의 귀속'을 담은 책이다.작가의 글과 노래가 겹쳐지면서 진행된다. 건조한듯 표현이 풍부한 글이었다.인물의 감정을 사물의 비유로 나타내곤 하는데섬세하고 참신했다. 그의 소식을 들은지도 벌써 3개월이 넘게 지났다. 시간이 빠르다.날짜도 기억나는걸보니 적잖이 놀랐었나보다.그날의 나는 마감에 쫓기고 있었다.많은 사람들에게 참 고마운 사람이고 나도 고마워하고 있는 사람이었는데당장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