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 창비, 2019. 잘 살겠습니다 일의 기쁨과 슬픔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다소 낮음 도움의 손길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 새벽의 방문자들 탐페레 공항 반쯤은 답답해하고 반쯤은 초조해하며 읽었던 것 같다 「잘 살겠습니다」, 「도움의 손길」, 「다소 낮음」에서는 답답함을 느꼈고 「새벽의 방문자들」에서는 초조함과 두려움을 느꼈다. 남의 일 같지 않았다. 「탐페레 공항」도 초조함을 느꼈지만 「새벽의 방문자들」과는 다른 초조함이었다. 내게 편지를 보냈던 사람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일의 기쁨과 슬픔」은 이미 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어디서 읽었는지 모르겠다 그 때는 '우동마켓'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않았는데 지금은 어디서 따온 내용인지 유추가능한 정도의 간극이 있다는 것만 알 ..
위근우,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겁니다』, 시대의창, 2019. 가볍지않은 이야기였지만 이해하기 쉽게 쓴 글이라 편히 읽을 수 있었다. 개중에서도 이해가 잘 되지않는 부분에는 예시가 따라와 있어서 잘 이해할 수 있었다. 27p “그러한 백래시가 온전한 무無의 상태에서 페미니즘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이미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던 여성혐오의 정서 위에서 가시화됐다는 것이다.” 119-120 pp “양당제 구도에서 정의당 같은 진보 정당을 비롯한 소수 정당을 지지하는 이들을 무임승차나 사표로 규정하는 것보다 그들의 목소리가 그럼에도 어떻게 구심점을 갖고 여론이 되어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고 민주적인 사고다” 161p “급격한 변화는 시기상조고 천천히 변화할 조건을 만드..
윤이나, 『라면 :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세미콜론, 2021. 어릴 땐 몸에 안 좋다며 잘 먹지 못했던 라면 그 때는 라면이 매워서 어질어질할 정도였다 몇 년 전에는 구멍난 생활비를 메꾸려고 저녁마다 컵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그 나이때쯤부터는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면서 생활비를 아끼면 병원비로 그만큼 또는 그 이상 지출하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글쓴이는 살면서 라면에 진심이었던 사람이고 자신만의 라면 신념이 있는 사람이다 경험을 바탕으로 라면을 끓이는 법에 대해 썼다. 일생을 라면과 함께 하다보니 라면을 끓이는 각 단계마다 어떤 추억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분명 라면 끓이는 얘기였는데 어느새 글쓴이가 살아온 세상을 들여다보고 있다. 라면을 잘 끓이는만큼 글도 맛있게 쓰셔서 가볍게 읽었다. 종종 웃기도 했..
김세희, 『항구의 사랑』, 민음사, 2019. 여고에서 볼 수 있다는 우정인지 사랑인지 분간할 수 없는 무언가는 나에게는 도시전설이었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몇 년 차이나는 학년들에게는 이런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문제가 되고 있다고 들었다. 그에 관한 전문은 아직 읽어보지않았다. 이 글을 쓰고 읽어보려 한다. 작가의 말에서 이미 암시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170p (작가의 말) "나의 감정을 지금의 눈으로 돌아보고 싶었다. 그때는 나의 경험을 섬세하게 옮기기만 하면 소설이 될 줄 알았다." 문제가 되고 있단걸 대략은 알고 있어서 읽기 시작한 책이라 다 읽긴 했지만 읽을 때 마음이 불편했다. 아마 내가 기록할 부분은 문제가 된 부분과는 외떨어진 부분으로 짐작되..
오은영(지은이), 차상미(그림),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김영사, 2020. 아이에게 어른의 반응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아이도 엄연한 사회의 일원이며,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주양육자를 중심으로 서술되어있지만 대부분은 조카나 가까운 아이들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어른에게도 가능할 것 같다 240p ("동생 때문에 많이 힘들지?") "감정을 표현하면 감정으로 받아주세요. 예를 들어 남편이 "나 너무 힘들어. 회사 때려치울 거야."라고 말하면 "사표를 내고 싶을 만큼 많이 힘들구나. 마음이 그렇게 힘들어서 어떡해"라고 받는 거지요. 여기에 "당신만 힘들어? 나도 힘들어! 이 세상에 안 힘든 사람이 어디 있어? 관두면 뭐 먹고 살아? 책임감 없..
탱알, 『다 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여성 서사 웹툰 읽기, 산디, 2019. 웹툰을 잘 몰라서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까봐 걱정을 했다 잘 몰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 종종 아는 웹툰 이름이 나올 때면 반가웠다 이제는 새로울 이야기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미 있었던 생각이 구체화되고 언어화되는 과정만이 남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평소에 생각하지 못 했던 부분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새로웠다. 을 본 적 없는 사람도 '손민수한다'는 말은 들어봤을 것이다 마지막 챕터에서 여자들은 왜 손민수에 분노하는지 해석한 부분에서 문득 "왜 화를 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적여' 구도로 볼 때 의 악역(?) 현수아가 유사한 맥락의 캐릭터로 해석할 수 있고, 이 웹툰에서는 현수아의 서사를 부여해..
김지혜, 『선량한 차별주의자』, 창비, 2019. 가볍게 펼쳤던 책이었지만 책을 덮을 때는 내 자신을 돌아보는 마음과 합리화하고싶은 마음이 혼재되어있었다. 이 책은 소장하려고 한다. 누군가가 또는 내가 의도하든 무의식중이든 차별을 말할 때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갈피를 꽂아두고 싶은 곳이 많아서 자제하려고 했고, 그래서 오히려 책갈피를 꽂아놓은 부분이 적었다. 28p "특권은 말하자면 '가진 자의 여유'로서, 가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상태이다." 139p "거리는 모든 사람의 공간이어야 하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허용된 공간이 아니다. 거리에는 사람과 행동을 규율하는 규칙과 감시체제가 있다. 즉 거리는 중립적인 공간인 듯 보이지만 그 공간을 지배하는 권력이..
김혼비·박태하, 『전국축제자랑』, 민음사, 2021. 언어유희와 유머가 돋보였다.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한국의 지역축제 보고서라는 특별한 주제와 재미있는 문체가 섞여서 마음에 들었다. 주변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공동저자는 부부라고 한다. 현실은 현실적이겠지만 적어도 책 안에서는 동반자와 함께하는 삶이 즐거워보였다. 그래서 더 흐뭇했던 것 같다. (+) 산청곶감축제가 마지막 에피소드다. 저자들이 비교적 최근에 산청 곶감을 주문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감말랭이도 있다고 했다. 문득 감말랭이가 먹고싶어져서 주문을 고민하고 있다. 나도 이왕 살거면 최단 판로로, 산청군에 수익이 많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싶다.
이두형,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심심, 2020.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작가가 블로그 등에 썼던 글을 묶은 책으로 알고 있다. 소소한 마음챙김이 필요할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47-48pp “”’걱정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마술적 사고’는 그때 내마음을 설명하는 꽤 그럴싸한 해석이었다. 나는 불안했던 것이다. 뒤쳐지지 않으려 열심히 해야 할 일을 해도 모자랄 시간에 한눈을 팔고 딴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 그래서 ‘걱정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걱정은 ‘해야할 일’에 ‘항상’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였다. 112-113pp “엄밀히 말해 우리에게 아쉬운 것은 ‘그와의 이별’이 아니다. ‘그와 꿈꾸던 미래’의 상실이 아쉬운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을 나누는 동..
정세랑, 『시선으로부터,』, 문학동네, 2020. 어떤 시선일까 궁금했다. 인명이었다. 내 친구는 '피프티피플'의 따뜻함을 좋아해서 소장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시선으로부터,'를 소장하게 될 것 같다. 22-23pp "원래도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읽게 된 것은 우윤이 아팠던 시기와 겹쳤다. 대학병원의 대기 시간은 길었고, 난정은 마음 붙일 곳이 필요했다. 아픈 아이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비명을 지르고 싶어져서, 그러나 비명을 지를 수 있는 성격은 아니어서 머리를 통째로 다른 세계에 담가야만 했다. 끝없이 읽는 것은 난정이 찾은 자기보호법이었다." 72p ""아무거나 좀 읽어." 난정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려면 읽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죽음에 대항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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