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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비행운』, 문학과지성사, 2012.
처음에는 「서른」이 읽고 싶어서 빌렸다.
계속 나오는 벌레, 재개발 대상지역, 끝없이 내리는 비, 대학시절 좋아하던 선배에게 수치스럽게 이용당하는 경험.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먼 얘기가 아니다. 그래서 더 무겁게 느껴졌다. 남 얘기가 아니라고 느꼈다.
제목이 어떤 뜻인지 궁금했다. 이 책에 실린 단편 중 하나의 제목이 ‘비행운’이었는데, 소설 내용 중에 나오는 ‘비행운’은 비행기로 인해 만들어지는 구름이었다. 내가 처음 ‘비행운’이라는 글자를 접한 느낌은 비행/운이었다. 구름은 구름인데 비행하는 구름, 날아다닌다는 느낌 중에서도 정처 없이 떠도는 것 같았다. 다 읽고 나서도 전체적인 인상이 첫인상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
제일 처음 읽은 것이 가장 마지막 차례였던 「서른」이었다.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297p.)’ 이 문장을 보고 싶었다. 서른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겨우’가 되고 싶지 않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을 것만 같아서 두렵다. 지금의 내가 서른의 나에게 ‘겨우 이렇게 되려고 지금 힘든거야?’ 할 수 없으면 좋겠다. 이제 노력과 결과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걸 안다. 하지만 아직은 보상이 있다고 믿고 싶다. 허우적대서 도착한 곳이 여기보다 못한 곳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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