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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5]거리에 선 페미니즘

이아무 2017. 9. 5. 23:19

한국여성민우회 엮음, 『거리에 선 페미니즘』, 궁리, 2016.

고등어 외 41인 발언, 권김현영 해제


20p

"이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저를 아끼는 분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습니다. "조심해", "밤늦게 돌아다니지 마", "위험해". 저는 이 말이, 저를 억압하려는 의도가 없고 저를 걱정해서 한 말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은 이런 말들이 여성들에게 폭력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54p

"힘겨운 투쟁 없이 여성 해방이 저절로 이루어질 수 있을가? 여성 해방은 자의식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근본적인 사회 구조를 전복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여성 해방이 혁명과도 같은 투쟁으로 불리는 것은 당연하다. -수잔 손탁"


70-71pp

"(유영철 사건에 대해) '묻지마 살인'으로 보도하던 언론들은 사건이 점점 커지자 피해자들이 보도방 여성들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순간 이 사건은 보도방 여성들의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중략) 그런데 놀랍게도 2주 뒤에 보도방 여성들에게 연쇄성폭력을 저지른 범죄자가 새롭게 검가됩니다. 이 범죄자는 유영철 사건 때 보도된 보도방 여성들을 보고 '우리나라 주부들이 이렇게 타락했다는 것에 화가 나서 노래방 도우미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자백합니다. 유영철을 둘러싼 언론의 보도 방식은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쓰는 것이었습니다. 가해가 특정 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언론이 특정 직업의 여성에 대한 혐오를 가감 없이 드러낸 것입니다."


87p

"남녀는 평등하다고 말하면서 "왜 너는 스스로 약자라고 생각해. 강해져봐"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성을 사회적 약자라고 일컫는 것은 여자가 태생적으로 또는 본질적으로 남자보다 열등하고 물리적 능력이 취약한 존재라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공공자원의 혜택이 어떤 한쪽에 쏠리지 않고 여러 집단에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구성원들이 함께 사회 정의를 실현시켜야한다는 가치규범이 있습니다. 강약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평등하게 취급받고 능력이나 소망에 따라서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당연히 경쟁도 있고 탈락도 있겠지만 똑같은 기회를 얻고 똑같은 처우를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115p

"저는 피해자로서 동정과 안타까움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생존자로서 행복하게 살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175p

"저는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흔히들 "짧은 치마 입지 마라, 늦게 돌아다니지 마라, 화장 진하게 하지마라 그게 다 너때문이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상하게 화장을 전혀 하지 않고 학생 같은 옷차림, 캐주얼 복장을 하고 밖에 나갈 때 마다 그렇게 이상한 살마들이 들러붙습니다. 치파오나 드레스에 진한 화장을 하고 나가면 오히려 잘 안 건드립니다. 우습지 않나요? 차라리 옷에 방어력 수치가 정해져 있으면 다들 거의 헐벋고 다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옷이 하나의 방어력이다." 이 방어라는 것은 물론 비꼬는 말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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