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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1_2020.08.17.)

'금붕어가 가만히 있다'는 키워드로 많이 들어오시길래 지금까지 본 케이스를 말씀드리면,

그냥 가만히 있다(밤에 불꺼놓고 조용히 있었을 때)/돌 먹어서 지쳐있었을 때/병에 걸려서 기력 없을 때(백점병, 부레병-관찰 필요).

저는 전문가도 아니고 전문가급 아마추어도 아니지만 경험상 본 것을 말씀드려요. 참고만 해주세요.

단순히 가만히 있는 것으로는 상태를 알기 어려웠고 밥먹거나 유영할 때 모습(행동 지표), 겉모습에 상처는 없는지(외양 지표) 등으로 알아차렸습니다. 외양 지표도 움직일 때 더 잘 보였어요. 금붕어와 행복하시길...

 

0. 마지막에 '금붕어가 돌을 못 뱉을 때' 매뉴얼 페이지(영문)를 첨부하였습니다. 일련의 사건이 끝나고 발견한 페이지라서 제가 작성한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사건의 발단

아침에 금붕어한테 밥을 주려고 어항에 갔다. 한눈에 봐도 금붕어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불만 켜도 밥달라고 꿀꿀꿀하던 금붕어가 바닥에 가만히 있었다.

어제까지 멀쩡했던 애가 왜 이래? 평소에는 밥 찾을 때 빼고는 바닥 쪽으로 가지도 않던 개체였다.

 

2. 증상

어항 가까이 갔더니 이상한 자세로 수영을 한다. 고개를 들고 비스듬하고 극성스럽게 수영한다.

불행 중 다행이었을까. 뻐끔거리는 금붕어의 입 속에서 바닥 자갈과 같은 무언가를 보았다(그림 1).

턱과 아가미 사이에 위치하고 있었다(그림 2). 그래, 저건 자갈이다.

 

 

그림 1. 금붕어가 정면을 보고 뻐끔거릴 때 모습. (a) 평소의 모습, (b) 돌을 먹었을 때의 모습.

 

 

그림 2. 금붕어가 수영할 때 옆모습. (a)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평을 유지한 채 수영한다. (b) 돌을 먹고 고개를 들고 45도 가량을 유지한채 헤엄치던 금붕어의 모습. 수영하다가 지치면 바닥에 쿵 내려앉았다. 아가미 근처에는 자갈의 색깔이 반투명하게 보였다.

 

 

금붕어는 이끼를 먹으려고 바닥 자갈을 물었다가 뱉곤 했다.

밤 사이에 큰 자갈을 먹고 못 뱉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

 

3. 인터넷 검색

인터넷에 검색을 했다.

'금붕어가 돌을 먹었어요'

대부분의 내용은 '돌을 먹고 뱉어요. 이상해요.'였다. 뱉었으면 문제 없을거다.

그리고 답변 내용 대부분은 돌을 못 뱉은 경우는 못 봤다는 내용이었다.

우리 금붕어는 돌을 못 뱉고 있으니까 큰 도움이 되는 답변은 아니었다.

그 와중에 돌을 뱉지 못한 금붕어의 사례를 보았다.

 

'종종 돌을 삼키는 금붕어들이 있습니다. 배설할 수도 있겠지만 하상 입자가 크다보니 장기손상이 옵니다. 

외국에서는 금붕어 배를 갈라 수술해 꺼내기도 합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무리예요.

그저 운명에 맡기는 방법 뿐입니다.'

 

운명에 맡겨야한다면 시도라도 해보자.

 

4. 시술

가지고 있는 핀셋 중 가장 작고 끝이 뭉툭한 것을 꺼냈다.

바가지에 금붕어가 잠길만큼의 어항물을 옮겨담았고

금붕어를 바가지로 옮겼다.

 

금붕어를 손으로 감싸쥐고 입을 아래쪽으로 향하게 45도 기울였고

그 각도를 유지한채 입 속을 봤다. 돌이란 걸 확신했다.

 

그 이후에는 시술 시도 수십 초와 물에 넣어 숨쉬게 하기 수십초를 반복했다.

 

조금이라도 돌이 나올까 싶어 금붕어의 턱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살살 쓸어줬다.

핀셋 한쪽 끝을 살살 넣어 돌을 꺼냈다.

두쪽을 다 넣을 공간도 없었고 돌이 미끄러져서 오히려 더 깊이 들어갔다.

 

처음에는 소심하게 핀셋을 넣었다가 금붕어만 고생시킨 것 같다.

돌 크기를 예상해 조금 더 깊이 넣은 후 살살 꺼냈더니 잘 나왔다.

입이 작아서 입을 통과할 때 살짝 걸리적거린 정도였다.

 

5. 확인

물 속에 넣어 숨을 쉬게 한 후

다른 돌이 더 있을까 싶어 다시 꺼냈더니 입을 안 벌린다.

돌을 꺼내기 전에는 턱을 조심스럽게 눌르면 입을 벌리고 있었는데

이제 안에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인가보다.

 

6. 경과

시술할 때 손으로 쥐고 금붕어는 버둥거리기도 했었다.

원래 어항에 넣어주고 보니 비늘도 좀 벗겨졌고 지느러미도 충혈됐다.

턱 안쪽도 살짝 긁히거나 충혈된 것 같다.

회복되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매우 건강하던 개체였지만 만신창이가 된 모습을 보니 걱정이 된다.

 

사람이 오면 밥달라고 달려오던 개체였는데

지금은 어항 가까이 가니까 피한다.

신뢰 회복도 차차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다시 반복되더라도 이번보다는 망설임없는 시술로 손상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7. 추가

사건이 끝나고서야 찾게된 페이지.

'How to Remove a Rock Stuck in Your Goldfish's Mouth' 금붕어 입에서 돌이 걸렸을 때 꺼내는 법.

https://www.instructables.com/id/Rock-Stuck-in-Goldfishs-Mouth/

 

 

> Goldfish swallowed a gravel

> rock, gravel, pebble, 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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