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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온실 속 화초를 강제로 바깥으로 내놓으면 죽는다

생물마다 필요로 하는 조건이 있다

강하게 키우겠다면서 물고기를 물 밖으로 꺼내면 안 되듯이

각자에 맞는 위치가 있다

 

사람에 대해서 얘기할 때나

이런 비유를 들어봤다

 

하지만 오늘 있었던 일은 비유가 아니다

온실 속 화초를 바깥에 내놓았다가

깨달음을 얻었다

 

2. 오늘의 날씨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었다

사람도 날아갈 것 같다고들 했다

바람이 차갑기까지 했다

 

3. 의도

풀들이 웃자라서 주기적으로 해를 보여주려고 했다

지난번에는 즐겁게 광합성을 한 것 같았다

오늘도 괜찮을 줄 알았다

바람을 견딜 수 있을 줄 알았다

 

4. 내 눈 앞에 펼쳐진 장면

프리지아 비슷한 꽃나무 몇 그루 중 하나는 통째로 뽑혀서 저기 날아가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가까이에 있어서 주워서 다시 심었다

 

여러 개의 다육이 화분 중 가장 튼튼했던 아이들이

바람 때문에 뽑히기 직전까지 가있었다.

 

여기까지는 만회할 여지가 있는 일이었다.

 

가장 놀랐던 장면은 다음과 같다.

다육이 화분 중 하나가 가장 아랫쪽 나뭇잎 2개만 빼고 줄기 통째로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어디로 날아갔는지조차 못 찾았다...

 

5. 소감

어떻게 수습해야할지 모르겠다.

식물들한테 미안하다.

어떻게 해야 해를 잘 볼 수 있게하면서

상하진않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종종 다육이 잎들이 떨어져서

부서진걸 다른 화분에 심고 또 심어왔다.

처음 2개였던 화분이 6개가 되었다.

더이상 놔둘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온실의 아이들이라 어디 바깥에 심을 수도 없고

죽게 내버려두는건 더 싫다.

 

고민을 해봐야겠다.

 

(+) 2020.05.04

바람을 맞고 2주쯤 지났을 때 잎들이 새까매지고 후두둑 떨어졌다.

살아남은 잎들은 반정도가 까맣게 되었다. 냉해를 입은 것 같다.

아예 죽진 않은것 같다. 실내에서 나름대로 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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