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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형,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심심, 2020.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작가가 블로그 등에 썼던 글을 묶은 책으로 알고 있다.

소소한 마음챙김이 필요할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47-48pp

“”’걱정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마술적 사고’는 그때 내마음을 설명하는 꽤 그럴싸한 해석이었다. 나는 불안했던 것이다. 뒤쳐지지 않으려 열심히 해야 할 일을 해도 모자랄 시간에 한눈을 팔고 딴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 그래서 ‘걱정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걱정은 ‘해야할 일’에 ‘항상’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였다.

 

112-113pp

“엄밀히 말해 우리에게 아쉬운 것은 ‘그와의 이별’이 아니다. ‘그와 꿈꾸던 미래’의 상실이 아쉬운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을 나누는 동안 변한 것이 아니라 미처 알지 못했던 서로의 모습을 비로소 발견한 것이라면, 함께 꿈꾸던 미래 역시 ‘상실한’ 것이 아니라 실은 ‘그 자체가 환상’이었던 것이다. 이별은 그가 내게 과분해서 혹은 내가 그에게 모자란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우리 서로가 서로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찾아온 결과이다. 그러니 스스로의 부족함을 너무 탓할 필요는 없다.”

 

148p

“당연히 누군가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주고픈 마음이 모두 비현실 적인 환상은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 마음이 파국을 부르는 구원 환상인지, 아니면 적당한 수준의 이타적 마음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그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없어도, ‘나와 함께’가 아니라도 상대가 행복할 수 있을 때 이를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기뻐해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182-183pp

“행복감이 끝없이 지속되는 개체는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이다. (중략) 행복은 개체에 유리한 행동을 촉진하도록 주어져야 하나 과하지 않아야 하고 너무 쉽게 주어지지 않아야 한다.

이에 비해 슬픔은 어떨까. 위험을 회피하는 것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원을 획득하는 것만큼이나 생존에 중요하다. (중략) 따라서 행복은 모호하고 일시적이도록, 슬픔은 자세하고 선명하며 오래 마음에 남도록 진화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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