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비행운』, 문학과지성사, 2012. 처음에는 「서른」이 읽고 싶어서 빌렸다. 계속 나오는 벌레, 재개발 대상지역, 끝없이 내리는 비, 대학시절 좋아하던 선배에게 수치스럽게 이용당하는 경험.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먼 얘기가 아니다. 그래서 더 무겁게 느껴졌다. 남 얘기가 아니라고 느꼈다. 제목이 어떤 뜻인지 궁금했다. 이 책에 실린 단편 중 하나의 제목이 ‘비행운’이었는데, 소설 내용 중에 나오는 ‘비행운’은 비행기로 인해 만들어지는 구름이었다. 내가 처음 ‘비행운’이라는 글자를 접한 느낌은 비행/운이었다. 구름은 구름인데 비행하는 구름, 날아다닌다는 느낌 중에서도 정처 없이 떠도는 것 같았다. 다 읽고 나서도 전체적인 인상이 첫인상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 제일 처음 읽은 것이..
오찬호,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동양북스, 2016. 페미니즘 입문서라고 해서 읽어보았다. 주로 '남성'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사회적으로 여성과 남성이 어떤 위치에 있고, 다르게 대우받는 방식은 무엇인지 볼 수 있었다.현실을 마주하고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면에서의 입문서이다. 내용면에서는 종종 불편했다. 특히 논개 이야기에서 기생을 낮추어 생각하는 것이 드러나는 것을 느껴졌다.읽는 동안 뭔가 부족하거나 불편한 느낌이 들어서 다 읽고도 찜찜한 느낌이 든다.이 책을 읽고 그대로 받아들이는데서 그만둘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컨텐츠를 통해 생각을 수정하고 확장해나갈 것을 권장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