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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영, 『썅년의 미학』, 위스덤하우스, 2018.
188-189pp.
“지금의 내가 모텔이 싫은 이유는 비단 그 자식과의 기억 때문만은 아니다. 후다닥 씻고, 후다닥 섹스 하고, 후다닥 나오는 대실 문화, 그것만은 아니었다.
방마다 비치되어 있는 커다란 샴푸와 린스통에 뭔가 섞여 있다는 도시괴담까지는 무시할 수 있다. (중략) 그나마도 그걸 상대방이 인지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빠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자신의 알량한 성적 만족에만 관심 있다. 그런데, 그러니까 어차피 별 상관없다면 내가 정하는 곳으로 가도 되잖아? 그런데 그런 섹스가 급한 ‘응급 상황’에서도 가성비를 찾는 남자라면 앞으로의 연애도 불 불 보듯 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안전을 위해 그 정도도 참지 못하고, 그정도도 이해할 생각이 없는 남자. 그런 남자를 연애 상대로 만나야 하는 이유가 이제는 없는 것이다. 나는 내가, 그리고 우리가 그 정도의 “이기심”을 부릴 자격과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출장가서 묵는 숙소에서까지 느끼는 의심은 아는사람만 알거라고 생각한다.
239p
“어차피 뭘 해도 저 사람들은 나를 욕할 테니, 차라리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욕을 먹겠다고. 자신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여자가 썅년이라면, 차라리 썅년이 되겠다고. (중략) 그래서 저는 썅년입니다. 그리고 나를 썅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입니다. 저는 자신을 위해 앞으로도 욕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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