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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나 지음, 이사림 그림,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열 받아서 매일매일 써내려간 임신일기, 문예출판사, 2019.

 

임신과 출산의 민낯을 보여준다. 임신과 출산 과정의 고통을 보여준다. 한편, 작가님이 이 경험은 70억명의 사람이 있다면 70억개의 경험이 있고, 개개인의 경험이 다를 수 있다고 잊을만하면 언급한 점도 좋았다. 누군가는 작가님의 경험보다 수월할수도 있고, 또 어떤 이는 더 버거울 수도 있다는 점, 그러므로 경험해봤다고 현재 임신과 출산으로 힘들어하는 이에게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함부로 말하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아무리 힘들었더라도 지나고나면 경험이 희석되기 마련이라는 점도 지적한다. 작가님은 임신출산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이 경험을 잊지 않기 위해서, 그래서 타인에게 함부로 말하지않기 위해서 글 타래를 작성했다고도 말했다. 

 

77-78pp에 걸쳐있는 댓글(‘익명’님)도 ‘아내의 임신이 승진과 아무 상관없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흔한 우리나라의 기업에 다니고 있지 않거나, 임신한 아내를 혼자 외롭고 힘들게 한 사람일거다’라며 지적하고 있다.

102p
“개인의 선의가 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도록 맡겨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선한 개인은 완전할 수 없고, 언젠가 피로해지기 마련이다. 나는 오늘 선인을 만났지만, 그가 나의 내일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약자에게 안전한 사회라는 건, 선한 의지를 가진 소수의 사람이 아니라 섬세하고 체계적인 시스템만이 제공할 수 있다.”

 

138p
“내가 힘들어하면 사람들이 내 배에 대고 이렇게 말한다. “아기야, 엄마 힘들게 하지 마.” “아기야, 커서 얼마나 효도를 하려고 엄마를 이렇게 괴롭히니?” 내가 원해서 아기를 가졌다. 이건 아기가 날 괴롭히는 게 아니라 임신 중 일어나는 일이다. 임산부가 겪는 일상의 상황과 현상은 모두 덮어둔 채, 아기에게 효도를 주문하는 게 아무래도 불편하다."

 

269p
“기혼 여성을 채용해서 가르쳐놓으면 결국 애 낳으러 간단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다. 비혼 동료들은 그 나이 되도록 ‘시집’ 안 가고 뭐하냐는, 젊어서 아기 많이 낳는 게 최고란 이야기를 잊을만하면 들었다.”

 

302-303pp.

“‘사회화는 사회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사회의 역할을 양육자 개인에게 손쉽게 떠넘기고는 통제할 수 없는 대상을 통제하지 못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사회가 사회이길 포기한 셈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실로 필요한 건, 아기를 돌보는 양육자를 존중하는 문화와 어떤 방식으로 사회가 함께 양육에 동참할지를 이야기하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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