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5] 식물 좋아하세요?

조아나, 『식물 좋아하세요?』, 카멜북스, 2021.

 

할머니가 생전에 정원을 가꾸셨다

이름은 모르지만 다양한 식물을 접하면서 자랐고

꿀이 나온다는 사루비아나 흰 가루가 나온다는 분꽃 이야기 등을 들으면

정말 그런가 관찰해봤다

 

관련 공부를 하게 되면서는 지나다니는 길에 있는 식물들에 관심을 더욱 가지게 되었다.

더러는 지인들이 이 식물은 뭐냐며 묻기도 했다. 그런거 잘 모른다고요...

 

이소영 작가님의 식물 이야기를 읽으면서 따뜻한 시선을 느꼈었고

조아나 작가님의 시선이 머문 식물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했다.

 

이소영 작가님은 식물 그 자체에 집중했다면

조아나 작가님은 식물과 그 기억에 대한 에세이에 더 가까웠다.

또한 호흡이 더 짧아서 부담없이 틈틈이 읽기가 좋다.

작가님 작품을 먼저 보여주고 그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이다.

 

걱정했던 부분 중 하나는 책을 읽으면서 전문용어를 찾아다니고 외워야할까봐 걱정한 점인데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보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필요한 부분에서는 비유를 들어 상상하기 쉽도록 하였다.

가끔씩 나오는 식물의 소개는 비유를 들어서 종간의 차이를 쉽게 설명해주어서

식물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종간 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내 입장에서는 식물 자체에 대해 더 많은, 전문적인 이야기가 있었으면 했다.

 

21p

"꼭 가슴이 터질 듯 두근거려야만, 잠 못 이룰 정도로 설레야만 간절한 꿈, 소중한 마음은 아닌 것 같다.묵묵히 잔잔하게 만들어 가는 꿈도, 그렇게 품은 마음도 충분히 힘을 가지고 있다."

 

169p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린다.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껴야지 질려서는 안 된다는. 공모전을 마치고 오랜만에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을 대하는 나의 태도와 감정에 대해 돌아봤다. 취미로 배우는 것과 일로 하는 것은 다르기에 이전과 같은 즐거움은 분명 줄어들었다. 각오했던 부분이기에 기꺼이 받아들였다. 다만 이전과 다른 기쁨을 찾아가고 있다. 좋아하는 이 일을 오래오래 하고 싶으니까."

 

239p

"씨앗을 품는 일은 가능성을 열어 주는 것과 같다. 새싹으로 자랄 가능성, 꽃을 피울 가능성, 열매를 맺을 가능성. 모든 가능성을 실현하는 건 씨앗의 몫이지만 홀로 해낼 수는 없다. 영양분을 공급받을 흙이 있어야 하고, 광합성을 하기 위해 햇볕과 물도 필요하다. 적절한 때에 바람을 맞고 비에 흠뻑 젖기도 해야 튼튼하게 자랄 수 있다. 열매를 맺기까지 과정을 하나하나 넘어설 때마다 곁에서 함께하는 존재가 필요하다."

 

248p에서 먹물버섯을 '식물'이라 칭한 점에서는 당황했다. 혹시나 이름만 버섯일까봐 찾아봤더니 내가 알던 버섯 종류가 맞았다. 버섯은 균류로 식물과는 다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