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09] 젊은 ADHD의 슬픔

정지음, 『젊은 ADHD의 슬픔』, 민음사, 2021.

 

ADHD를 가진 작가가 ADHD를 가진 삶에 대해 위트있게 쓴 에세이다

작가는 검사 결과 언어능력이 타인에 비해 매우 발달한 것으로 나왔다고 하는데

읽다보면 글을 재미있게 쓰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검사 결과가 이해가 된다

 

사람들은 어느정도 미쳐있는 면이 있으며 그것이 일상에 지장을 주느냐 아니냐로 병과 병이 아님이 결정된다는 말에 공감한다

많은 뇌질환들은 어느정도 비슷한 면이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작가가 얘기하는 일상의 어떤 부분에서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인터넷 서점에 있는 후기에 '저는 병이 없어서 그런지 공감이 되지않는다'는 글이 있었을지라도...

 

163p

"사실 내가 결혼 이야기를 싫어하는 데엔 3268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이거다. 나는 도무지 한 사람과 오래 살 자신이 없다. 한 사람에게 평생 만족하거나 그를 평생 참아 줄 수가 없다. 퇴로 없는 관계, 우리는 영원할 테니 도망칠 곳은 생각지도 말자고 약속하는 관계가 무겁고 무서웠다. 나는 대피로가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대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언제든 때려치울 수 있어야 그게 지금은 아니라고 용기 낼 수 있다."

 

221p

"힘들 때면 날카로운 충고나 뼈 아픈 조언을 갖ㅇ 먼저 멀리했다. 그것들은 상성이라 알칼리성 우울을 가진 내겐 신맛이 났다. 너무 신 것을 먹으면 공연히 눈물이 쭉 빠지고 온몸의 힘도 쭉 빠지니까, 나는 세상 모두가 좀 더 중성적일 순 없을까 바라게 되었다."

 

227p

"고액 연봉자가 세금 폭탄에 시달리는 것처럼, 천재성이 다분한 자들도 과도한 고독감을 부여받는다. 반대로 말해, 고독할수록 천재의 영역에 깊이 들어와 있다는 증거다. 자신이 지불하는 고독이 부당하다면 하루빨리 스스로가 남 모르는 천재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본인이 비공개 천재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분야는 곧 공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