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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예담, 2017.
53-54pp
"그즈음 내가 우울에 깊이 빠지지 않고 제어할 수 있던 것은, 우울하다가도 다음 날 출근하기 위해 일단 잠을 잤기 때문이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출근해서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규칙적인 생활은 나를 억지로 일어켜서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움직이며 깊은 우울 속으로 빠져들지 않을 수 있었다."
61p
"남들이 이미 훌륭하거나 재미있게 잘 살고 있다! 그런데 왜 굳이 나까지?????!! ...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71p
"가장 무서운 지역은 견딜 만한 지옥일 것이다. 빠져나올 생각을 안 할 테니까…."
131p
"수납장 선반은 MDF 합판이었는데,겉면에 원목 무늬 시트가 붙어 있었다. 그런데 시트엔 나이테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옹이가 그려져 있었다. 톱밥을 눌러 만든 MDF는 진짜 원목을 흉내 내기 위해 일보러 원목의 흠집인 옹이까지 따라한 거이다.
'진짜엔 흠이 있구나.'
그때 깨달은 것을 어째서 스스로에겐 적용하지 못한 것일까?"
169p
""내 그럴 줄 알았지"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하거나 하지 않았는가?
정말 하고 싶은 일도 아니면서."
177p
"인생이 온통 실패한 것처럼 느껴진다면, 스스로에게 쏟고 있던 열띤 관심을 잠시 접는 게 좋다. 그리고 맛있는 것을 먹읍시다…."
253p
"가끔은 (어쩌면 종종) 우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과 마주친다. 예전엔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하는 행동의 이유를 전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가까운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냥 '쟤는 그런가보다' 하면 되는 관계인데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반드시 이해하든지, 이해되는 사람으로 만들든지 하겠다'라고 나섰다가 엉망진창이 되는 광경을 평생 보았다.
우리는 서로를 꼭 완전히 이해해야 할 의무도, 이해시켜야 할 의무도 없다. 그냥 서로를 바라보며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 된다. '쟤는 그런 사람인가 보구나'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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