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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라, 티에리 베제쿠르. 『풍경의 감각: 파리·서울 두 도시 이야기』. 류은소라 옮김, 미래의창, 2017.
10p
“독서는 늘 여러 겹의 활동이다. 관광안내책자는 열거하고 위계를 정하는 데 능하다. 소설은 선택하고 분기하게 한다. 역사책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이야기하고 사건을 재창조한다. 에세이는 돌벽 뒤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육체에 스민 박자를 느끼게 한다. 예술서적은 인간 뒤편의 작품들을 우리 눈앞으로 끄집어낸다. 저마다 다른 책들은 저마다 다른 도시에 대한 상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나는 여행 욕심이 적은 편이지만 독서는 좋아해서 더더욱 여행에 대한 욕심이 적어진 것 같다.
116p
“독일 사회학자 게오르그 짐멜은, “모든 ‘높음’은 ‘낮음’이 존재하기에 가능하고, 모든 ‘낮음’은 ‘높음’과의 대조에 의해서만 존재한다. 구성 요소들 간의 상호 작용이 낳는 긴밀한 관계 덕분에 하나의 전체라는 단위가 비로소 명백해진다” 고 했다.”
243-244pp
“랜드마크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랜드마크에 기대는 호들갑이 장소와 상관하는 우리 몸의 기억과 공감, 창조의 능력을 무의미한 것으로 격하하는 것이 문제다.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누구에게나 호령하는 랜드마크(무슨 무슨 구역의 대표 건물들)의 대표성에 몰두하는 사이 우리들의 장소는 새건물로 그저 치환해버리면 그만인 기억 없는 건물의 받침대 정도로 자꾸만 축소된다.”
244p
“서점에 진열된 책 중 베스트셀러가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단 한 권의 책이 우리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드물다. 관광객 유치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 우리들이 이미 가꾸어낸 삶의 현장을 재빠르게 걷어내고 새로 지은 랜드마크, 이곳저곳 복원한 조선의 궁들은 우리의 공간과 장소 중 아주 일부만을 점유하고 대표할 수 있을 뿐이다.”
베스트셀러의 비유는 무척 공감한다. 단 하나의 문장이 내 마음을 모두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이 문장을 읽는 동안은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268p
“이웃의 고통에 연대하고 사회적 정의를 고민하는 것을 최우선 윤리로 삼는 시민이라면 좌절하거나 흥분한 대중 일부가 공공장소나 공공집회에서 행한 반달리즘을 열렬히 비판하기보다 흥분조차 하지 않은 정치인이 내뱉은 거짓말이나 정치적 실책을 냉정하게 비판하는 일에 더 힘을 쏟을 것이다.”
292p
“우리는 왜 구태여 창이 없는 곳에서 안락함을 느끼는 것일까? 한편으로 ‘우리끼리’ 나누고, 상의할 일이 많아서일 것이다. 직장 동료, 가족, 동창, 조직 등등이 ‘우리끼리’를 구성한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아닌 사람들의 관심과 참견이 버겁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거부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이다. 무관심은 때로 부당한 편견을 낳는다. 우리는 때로 ‘우리’가 아닌 사람들이 내는 소리를 죄다 소음에 불과한 소리로 여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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