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오, 『선녀는 참지 않았다』, 위즈덤하우스, 2019. 우리나라 동화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동화도 구전되는 특성상 그 사회의 보편적인 가치를 반영해준다 보편적인 것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 저자들은 여기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야기를 새로 쓴다. 10가지 전래동화를 다시 써보는 책이었다 기존의 이야기와 큰 줄기를 함께하거나 등장인물들은 두면서 비틀어 서술한다 평행우주 같은 이야기들이라 낯설었다 저자들이 말하듯이 "그 다양한 서사의 하나로 권력을 쟁취한 여성, 자신이 원하는 사회적 성공을 이루는 여성, 그 성취를 기반으로 불합리한 현실을 바로잡는 여성을 구현한 우리의 이야기는 분명 의미 있는 것이지만, 전래동화를 여성주의적으로 재창조하는 수 많은 갈래 중 하나일 뿐, 대안적이라 할 수도 모범적이라 여길 ..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 창비, 2019. 잘 살겠습니다 일의 기쁨과 슬픔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다소 낮음 도움의 손길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 새벽의 방문자들 탐페레 공항 반쯤은 답답해하고 반쯤은 초조해하며 읽었던 것 같다 「잘 살겠습니다」, 「도움의 손길」, 「다소 낮음」에서는 답답함을 느꼈고 「새벽의 방문자들」에서는 초조함과 두려움을 느꼈다. 남의 일 같지 않았다. 「탐페레 공항」도 초조함을 느꼈지만 「새벽의 방문자들」과는 다른 초조함이었다. 내게 편지를 보냈던 사람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일의 기쁨과 슬픔」은 이미 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어디서 읽었는지 모르겠다 그 때는 '우동마켓'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않았는데 지금은 어디서 따온 내용인지 유추가능한 정도의 간극이 있다는 것만 알 ..
위근우,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겁니다』, 시대의창, 2019. 가볍지않은 이야기였지만 이해하기 쉽게 쓴 글이라 편히 읽을 수 있었다. 개중에서도 이해가 잘 되지않는 부분에는 예시가 따라와 있어서 잘 이해할 수 있었다. 27p “그러한 백래시가 온전한 무無의 상태에서 페미니즘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이미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던 여성혐오의 정서 위에서 가시화됐다는 것이다.” 119-120 pp “양당제 구도에서 정의당 같은 진보 정당을 비롯한 소수 정당을 지지하는 이들을 무임승차나 사표로 규정하는 것보다 그들의 목소리가 그럼에도 어떻게 구심점을 갖고 여론이 되어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고 민주적인 사고다” 161p “급격한 변화는 시기상조고 천천히 변화할 조건을 만드..
윤이나, 『라면 :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세미콜론, 2021. 어릴 땐 몸에 안 좋다며 잘 먹지 못했던 라면 그 때는 라면이 매워서 어질어질할 정도였다 몇 년 전에는 구멍난 생활비를 메꾸려고 저녁마다 컵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그 나이때쯤부터는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면서 생활비를 아끼면 병원비로 그만큼 또는 그 이상 지출하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글쓴이는 살면서 라면에 진심이었던 사람이고 자신만의 라면 신념이 있는 사람이다 경험을 바탕으로 라면을 끓이는 법에 대해 썼다. 일생을 라면과 함께 하다보니 라면을 끓이는 각 단계마다 어떤 추억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분명 라면 끓이는 얘기였는데 어느새 글쓴이가 살아온 세상을 들여다보고 있다. 라면을 잘 끓이는만큼 글도 맛있게 쓰셔서 가볍게 읽었다. 종종 웃기도 했..
김세희, 『항구의 사랑』, 민음사, 2019. 여고에서 볼 수 있다는 우정인지 사랑인지 분간할 수 없는 무언가는 나에게는 도시전설이었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몇 년 차이나는 학년들에게는 이런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문제가 되고 있다고 들었다. 그에 관한 전문은 아직 읽어보지않았다. 이 글을 쓰고 읽어보려 한다. 작가의 말에서 이미 암시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170p (작가의 말) "나의 감정을 지금의 눈으로 돌아보고 싶었다. 그때는 나의 경험을 섬세하게 옮기기만 하면 소설이 될 줄 알았다." 문제가 되고 있단걸 대략은 알고 있어서 읽기 시작한 책이라 다 읽긴 했지만 읽을 때 마음이 불편했다. 아마 내가 기록할 부분은 문제가 된 부분과는 외떨어진 부분으로 짐작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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