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구아다니오 감독,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2017. 책부터 읽었다.벼르다가 틈이 나서 영화도 보았다. 영화 장면들이 참 예쁘다. 책을 읽은 후, 우연히 내용에 대한 비판을 들었고 그에 공감하는지라영화를 보면서는 영화 속에 들어가기보다는 한 발 떨어져서 볼 수 있었다.제한된 시간에 보여주다보니 생략된 부분들이 있는데빈 공간들은 소설에서 읽었던 장면들이 기억나서 채울 수 있어서좀 더 풍요롭게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특정 장면을 긴장하며 보았다.그 장면에 있어서는 책에서 읽었던 것보다는 성적 긴장감은 줄이고 마음으로 의지하는 느낌을 강화했다는 생각이 든다. 예쁜 영화였다.나는 좋았다.
퀴어연극제 주관, 『Fetish(페티쉬)』/작, 연출: 저기/기획: 은혜/출연: 김연우, 김민하, 이성수, 이산. 19세 미만 관람불가. 퀴어연극제 주관의 연극은 매 달 마지막 주말에 공연한다.혼자 연극을 보러간 것은 처음이었다.홍보팀에서 야하다고 했고 공연 후기는 기대하고 갔다가 웃고 나온다고 했다.주제가 주제이다보니 누군가는 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내 입장에서의 이 연극이 '19금'이라 말하는 이유는 종종 소리치고 화내는 장면에서 깜짝 깜짝 놀라서 였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잘 놀라는 사람이고 큰 소리에 취약한 사람이란 점이다.즉,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을 것도 같다. 내가 놀란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기 때문으로 보인다.종종 연극 내에서 다그치고 화낼 때가 있었는데 관객인 내가 놀라..
이동은 감독, 『환절기』, 리틀빅픽쳐스 배급, 2018. 감정 표현에 서툴러졌다. 책을 덜 읽고 영화를 덜 봐서 그런 것 같다.마음에 어떤 감정이 느껴지고, 또 어떤 생각이 드는데 그걸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않다.예전보다 한 번 켁 걸렸다가 나온다.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영화관에서 볼까말까 고민했다.그 당시에는 잠시 한숨돌리는 순간조차도 초조함을 느꼈었고 결국 시청을 미뤘다.최근에 구매하고 며칠 벼르다가 보았다. 구독하는 글과 팟캐스트 등에서 두어번 이 영화가 언급되었던지라 어느정도의 줄거리는 알고보았다. 겉으로 보기엔 잔잔한 영화인데 긴장감과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줄거리를 아는 것을 고려해도 마냥 편하진않았다.전과 같으면 동떨어진 입장에서 안타까워했겠지만이제는 전보다는 심리적으로 가깝게 느껴진다..
김대환 감독, 『초행(The first Lap)』, 2017. 갓 서른을 넘겼지만 여전히 안정적이지않은 직업, 정규직이 될지 말지 확신할 수 없는 현실,주위에서는 7년이나 만났으면 결혼할 때 안 됐냐는데 선뜻 결정할 수가 없다.지영 역을 맡은 김새벽 배우 대사 중에 "살아봐도 모르겠으면요?"가 있다."살아보고 결정해"라는 말에 대한 대답이었다. 인생은 한 번이라 살면서 무슨일이 있을지 모르는데지금 알 수가 없는데.이 사람은 정말 안되겠다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는데한참을 살아봐도 알다가도 모르는게 사람 아닌가. 나도 얼마 안 남았다.
기록할 틈이 잘 나지않아 무엇을 보았는지라도 기록하기로 하였다. 『연애의목적』, 2005『이프온리』, 2004
데이빗 레이치 감독, 아토믹 블론드(Atomic Blonde), 2017. 관심이 있던 차에 티켓을 양도받아 보고왔다.영화를 봤던 분이 즐겁게 봤고 추천하시긴 했지만액션 영화에는 취미가 없어서 망설였다. 결론은 재밌게 보고왔다.내내 싸우지않 으면 담배를 피운다.이야기도 특별히 참신하지는 않다.주인공의 성별만 여성으로 바꾼 것 같았다.이 이유만으로도 꽤 즐겁게 보고 온 것 같다.남자만 득시글하고 여자는 눈요기거리로만 등장하지않는 것만으로도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졌다. 피나고 때리고 싸우는걸 안 좋아하다보니혼자서 봤다면 움찔움찍했을 것 같다.
정윤석 감독, , 2017. 여러 가지 의미로 당황스러웠다.8월 중순경 다른 영화를 보러갔다가 포스터를 보았다. 제목이 강렬했고 어떤 영화일까 궁금했지만 나는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보러 갔다.지금은 해체한 밤섬해적단의 이야기와 국가보안법 논란에 대해 다루고 있다. 박정근씨와 회기동 단편선도 나온다. 이 분들을 예상치못한 채로 스크린으로 보니 당황스러웠다.밤섬해적단의 노래 중에는 북한과 주체사상을 가지고 노는 노래들이 있다. 그 노래들이 화려하고 기하학적인 화면과 함께 나오는데 한 번 더 당황했다.누가 봐도 장난이며 조롱인 것을 국가보안법으로 찬양고무했다며 잡아들인 것은 황당했다.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 판결이 났다. 박정근씨와 관계자분들이 몇 년간 고생이 많으셨다.영화관에서 나온 뒤에 조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