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 『사랑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빅피시, 2022. 이 책은 관계에 대한 책이다. 연애에 가장 많은 중심을 두고있지만 좀 더 확장해서도 생각할 수 있다. '해라'류의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시기에는 그런 책들이 필요할 때가 있다. 내 멋대로 해석하고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책들. 가끔은 당연한 말이 잊고있던 무언가를 깨닫게 할 때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잊고있던 것들을 떠올렸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우사미 린 저, 이소담 역, 『최애, 타오르다』, 미디어창비, 2021. 최애를 응원하는 것이 삶의 중심인 아카리의 이야기다. 현실을 제쳐두고 최애에 몰두하는 삶을 사는 모습이 불편한 감정이 들었다. 불안한 현실을 놔두고 화려한 다른 세계로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이해가 되긴 한다. 불편한 감정의 기원을 생각해보면 아이돌을 좋아한다고 할 때 무조건적으로 응원하는 팬(그 이상)을 많이들 상상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편견에 부합하는 극단적 형태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최애'가 있다고 모두 이렇게 사는건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 것 같다. 소설 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의 책들 중에서도 해외 작가가 쓴 책은 오랜만이었다. 한국어를 모어로 쓰는 작가가 한글로 작성한 책만 보다가 번역을 거..
이희주, 『환상통』, 문학동네, 2016. 작가는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복잡한 세상에서 한 아이돌 그룹의 한철과 그 시절 팬의 일상은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기록해야 한다"라고 했다. m, 만옥, '그'로 이어지는 3개 장을 이루어져있다. 내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남아이돌(H)을 M(소설 속 아이돌)에 대입하며 읽었다. 책의 묘사와는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렇게 상상하면서 읽고 있으니 "M아, 나는, 너란 독을 마시고 죽고싶어."라는 말을 떠올릴 수 있었다. 책에 이런 구절은 나오지 않지만 2장의 화자라면 이렇게 얘기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소설 속 팬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팬이라고 할만큼 깊게 아이돌을 좋아한 적은 없었지만 다른 아티스트를 ..
정지혜(지은이), 애슝(그린이),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거야』, 휴머니스트, 2020. 큰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한 책은 아니었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읽은 책이 아니였고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말하는 책들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검색 결과로 나온 책이었다. 표지에 적힌 제목이 아마 돋움체인 것 같다. 그리고 같은 폰트로 적힌 '그것이 덕질의 즐거움!'이란 글귀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요즘 나오는 책들의 화려한 폰트와는 달리 정직한 폰트로 적혀있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저자는 BTS를 좋아하는 분이다. 원래 글을 쓰는 분이고 글쓰던 당시에는 잠깐 쉬고계셨던 것 같은데 서점을 운영하시는 분이다. 책과 현실 덕질. 내가 좋아할만한 조합이었다. 그래서일까, 공감되는 부분이 꽤 있었다. 이 책에서 인용한 책에 ..
박이슬(치도), 『다이어트를 그만두었다』, 비타북스, 2020. 아마 본 적있는 유튜버일 것이다. 하지만 너무 오래 전 한 번 보다 말았던 사람이라 기억을 잘 못하는 것 같다. 저자는 책 초반에서 자신의 영상을 본 적 없는 분들은 책을 다 읽고 봐달라고 했다. 어떤 사람인지 상상해보라고. 다이어트가 평생의 숙제라는 말은 이제 옛말인줄 알았다. 구식이라고. 옛말이긴 하다, 하지만 그 본질은 여전히 그대로다. 다이어트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에 대한 모든 것들이 그렇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나도 내가 외모지상주의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내 생각을 뜯어보다보니 그렇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요즘 들어서는 내 몸을 긍정하려고는 한다. 저자가 자신이 자기다울수 있는 무게, 편안한 몸무게를 찾았다고 했다..
김하준, 『여기서 마음껏 아프다가』, 수오서재, 2022. 초등학교 보건 선생님의 일상을 담고 있다. 보건실에 대한 기억은 짧은 기억 몇 밖에 없어서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몰랐고 궁금했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아프고 학교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보건선생님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일시적인 질병부터 계속 관리가 필요한 질병을 가진 학생까지 교내에서 단 한 사람이 보살펴야 한다. 쉴틈이 없어보였다. 그와중에 팬데믹 상황이 오면서 방역담당자일까지 해야했었다. 이 시기에 보건선생님들이 많이 힘들어하셨고 많이 그만두셨다는 얘기가 이해가 되었다.
김지용, 『어쩌다 정신과 의사』, 심심, 2020. 글쓴이는 팟캐스트 에 나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라고 한다. 팟캐스트 이름은 들어본 적 있다. 유튜브나 팟캐스트에 별 관심이 없는 내가 들어본 적 있다면 꽤 유명한 것 같다. 많은 심리학 서적이 있지만 이는 단순한 심리학 서적이 아니었다. 그래서 읽고싶었다. 의대 예과 시절부터 본과,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가 되기까지의 과정, 진료실에서의 고민까지 담겨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인간적인 면이 궁금했다. 덤으로 생각지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통찰도 얻을 수 있었다. 글도 어렵지 않게 쓰여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99p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인 첫 연인으로 고통스러웠다면, 그 후 만난 비슷한 연인을 변화시키거나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이전의 상처를 씻..
초등샘Z, 『오늘 학교 어땠어?』, 책나물, 2022. 나도 초등학교 1학년일 때가 있었다. 몇몇 기억은 선명하게 남아있다. 작가님은 초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이고 이 책은 그 1년+a의 기록이다. 1학년 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들)은 할 일이 참 많다는 것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이렇게나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다. 선생님을 하고 있는 친구도 생각났다. 107p "스스로 지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는 이유는 내가 소진되면 최선을 다하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제일 소중하다. 이타적이지 않은 날 인정하면 충분히 타인을 위해 최선을 다할 여유가 생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다지 서운하지 않다. 내 최선은 곧 내만족이기도 하니까." 310p "동학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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