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정,박규민,박선우,오성은. 『미니어처 하우스』, 은행나무, 2020. 김아정, 미니어처 하우스 박규민, 어쩌다가 부조리극 박선우, 빛과 물방울의 색 오성은, 창고와 라디오 요즘의 나는 글을 편하게 쓰던 이전과 달리 자꾸만 나를 꾸미려 한다. 그리고 전보다 자주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편히 써보려고 해야지. 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확신이 없다. '아마 이런 의미인 것 같은데', 또는 '음.. 이건가?' 내가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한 글에 익숙해져서 자꾸만 명확한 답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각각의 이야기 끝에는 작가의 말이 있다. 작가의 말은 각각의 이야기의 외전 같은 느낌이었다. 라벤더색과 거기에 채도를 조금 낮춘 보라빛같다고 할까.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서늘한여름밤,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Arte(아르테), 2019. 전자책으로 읽었다. 코로나로 도서관이 닫아서 전자책 밖에 방법이 없었다. 솔직하고 적나라한 속마음을 보여주는 글이었다. 페이지는 전자책 페이지 기준이다(527페이지). 종이책은 244쪽이다. 32-33pp "나는 이번 연애에서는 미친 사랑을 받고 싶었다. 너는 제정신인 사람 중에 제일 나를 좋아했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 어려운 사랑은 더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건 개나 줘버려야 한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아했던 부분이다. 132p "나로 인해 상처받는 너를 사랑한다. 눈물을 글썽이는 너를 보니 웃음이 날 것 같다. 내가 눈물을 닦아주면 너는 또 나에게 안길 것이다. 너의 상처는 나의 사랑으로 다시 치유될 것이다. 그러..
김지은, 『김지은입니다』, 봄알람, 2020. 출간 며칠 후 누군가 올렸던 본문 사진을 보고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2018년 3월 그 날, 소식만 들었다. 영상은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찾아봤다. 대략적인 사건 진행상황만 알았는데 이 책을 통해 사건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왜 그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가해자는 이 일이 있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하던 사람이다. 이럴 줄은 몰랐지. 정치는 정말 이미지메이킹인가. 어디까지가 그 사람의 진실이고 그 사람의 실체는 어떤지 판단하기 참 어려운 세상이다. 그나마 가해자가 더 큰 권력을 갖기 전에 밝혀져서 다행이다. 김지은님 고생이 많다...
정세랑, 『덧니가 보고 싶어』, 난다, 2011. (전자책) 이전에 읽었던 정세랑 작가의 작품을 검색하다가 이 제목을 들었다. 많이들 추천하길래 기억하고 있었다. 깨끗한 정신으로 집중이 잘 안되는 날이었다. 그 와중에 이 책에 눈에 띄였다. 만 하루도 안 되어서 다 읽었다. 작가의 유머가 참 좋다. 바깥에서 읽다가 터지는 웃음을 참았다. 닭발이나 고구마 같은 것들. 잘 읽히고 새롭고 재밌다. 이제야 알게된게 아쉬워. 36p "경단 같아? 하얗고 동그랗고 세상 맑고 밝으리라는 헛된 희망에 기분 나쁠 정도로 긍정적인 얼굴을 하고 있냐고."
뱅상 부르고 지음, 박정연 옮김, 『내 남자는 곰』, 진선출판사, 2020. 곰과 사랑에 빠진다니, 호기심에 참여한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로 받았다 뱅상 부르고를 검색하면 주로 어린이 그림책이 많이 나온다. 이 책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다. 꽤 두꺼워보이지만 그림 중심이라 마음 먹으면 금방 읽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글과 그림 그 자체보다 더 깊이가 있어서 생각하며 읽기를 권한다. 또한 책을 덮는 순간에는 생각 정리가 안 됐는데 하루쯤 지나고 나니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미스테리한 면이 있어서 독자가 해석할 여지가 많은 것 같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정문정,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가나출판사, 2018. 지난해가 끝날무렵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약속장소는 서점. 친구는 이 책을 추천했다. 인상깊었던 부분이라며 어떤 페이지를 펴서 내게 보여줬던 것 같다. 운이 좋게도 동네에 코로나19의 전염이 급증하기 전에 이 책을 대출해뒀다. 32p "내마음과 육체는 싸워서 이겨야 할 경쟁자가 아니라 보듬어서 함께 가는 친구일 수밖에 없다." 61p "요즘도 가끔 우울한 날이면 뭐라도 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일상은 굴욕적이짐나 쇼핑의 세계에서는 소빚로서 배려와 존중을 넘치게 받을 수 있으니까. 그럴 때는 그저 그 상태임을 알아차리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 카드를 꺼내기 전에 먼저 나를 다독여주는 것이다. '너 요즘 많이 힘들구나'하고." 10..
이소영, 『식물의 책』, 책읽는수요일, 2019. 저번주에 다 읽었던 기억은 있는데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저번주 중후반이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의 소소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다정하게 남아낸 책이다. 책 내부가 낡은 것 같아 보이는건 파본이 아니라 원래 이런 디자인이라고 한다. 놀랐네. 16-17pp. “이런 현상을 두고, 사람들이 나서 민들레에 싸움을 붙입니다. 마치 토종 민들레가 서양 민들레 때문에 사라지고 있다는 듯이요. 하지만 식물은 싸우지 않습니다. 그건 인간의 시각일 뿐이에요. 서양민들레가 점점 늘어나고 토종 민들레는 사라지는 그 현상의 중심에는 ‘인간의 욕심’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토종 민들레가 점점 숲 밖으로 밀려나고 개체수가 줄어드는 건 정확히는 환경 파괴 때..
이라하 지음 (하지현 감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위즈덤하우스, (2018-2020). (1권 2018, 2권 2019, 3권 2020) 일주일새에 1~3권을 읽었다 만화책이라 금방금방 넘어간다. 작가님이 적기를 병원이야기다보니 자칫하면 학습만화가 되어버릴 수도 있는데 이 책에서는 정보 보다는 이야기 자체에 집중했다고 했다. 3권 마지막에 이런말이 나온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듣지만, 사실 저는 어깨가 아프고, 일자목이 있어요. 현대인에게 '건강한 몸'이 허상인 것처럼, 어쩌면 '건강한 정신' 역시 닿을 수 없는 머나먼 환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신과 신체는 분리된 것이 아니다. 신체의 작은 부분이 안좋아지면 관련된 부분도 같이 안 좋아지듯. 세..
허새로미 지음, 정진우 일러스트, 『내 언어에 속지 않는 법』, 현암사, 2019. 여러 언어를 하는 사람들이 언어마다 자아가 달라지는 것 같다는 얘기하는 것을 종종 들었다. '달라지는 자아'는 각 언어의 문화적인 특징을 반영된 것이다. 여러 언어를 이용하면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말을 시작으로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33p “말을 적게 하는 것이 권력의 상징이 되면, 질문하고 자꾸 말 시키는 사람을 미워하게 된다. 나의 권위를 해치는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41p “질문하기를 좋아하는 유년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한마디도 안 지려고 한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질문하는 일은, 특히 어른에게 질문한다는 것은 그에게 던지는 도전장으로 간주된다. (중략) 논리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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